블로거 세계에 불어 닥친 챗gpt의 열풍이 거세다. 애드센스 승인도 챗gpt를 이용해 복붙을 해도 문서 유사도가 아주 낮아 승인이 잘 난다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모든 글은 챗gpt가 다 써주고 블로거는 편집만 잘 해서 발행하면 쉽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난무한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1. 자동번역기의 한계
대학 시절, 번역본으로 공부를 하다 보면 짜증이 절로 나는 책들이 있었다. 번역이라는 것이 영어를 한글로 그대로 해석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문장이 자연스러워 술술 읽히는 새로운 창작의 영역인데, 영어 특유의 문장 구조가 하나도 다듬어져 있지 않아 차라리 원서로 공부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었다.
요즘은 번역을 위해 파파고를 쓰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사실 파파고를 사용한 번역도 위에서 언급한 번역본의 수준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지난달에 중국 사이트에서 처음으로 물건을 구입해 본 적이 있다. 가격은 몹시 저렴했지만 배송이 너무 느리고 그런대로 품질이 괜찮은 것도 있었지만 일부는 반품을 해야만 했다. 반품을 위해 판매 업체와도 글을 주고 받고, 해당 사이트의 고객 센터와도 글을 주고 받았지만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고 저쪽은 한글을 전혀 모르는지라 번역기를 돌려서 영어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무료 반품 조건이 붙은 물건이어서 환불을 받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지만 물건을 먼저 보내야 하는지, 환불을 먼저 받아야 하는지, 각기 다른 업체에서 구매한 물건들을 한꺼번에 보내야 하는지, 각각 보내야 하는지, 도저히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크지도 않은 금액을 환불 받기 위해 몇 일을 붙잡고 있으려니 짜증이 나서 싫은 소리를 한 마디 했더니, 본인들도 당황스러운지 모든 절차 다 무시하고 바로 환불해 주더니 물건은 회수해 가지도 않았다. 자동 번역기의 수준이 아직은 거기까지인 것이다.
2. 챗gpt, 실제 써보니…
챗gpt 열풍이 궁금해진 나는 직접 사용해 보았다. 처음 사용해 본 느낌은 한 마디로 “놀라움”이었다. 아직 영어에 비해 한글은 속도도 느리고 문장이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다고 들었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실제 사람하고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 것처럼 속도도 빠르고 문장도 자연스러웠다.내가 포스팅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설명해 줘… 라고 치면 바로 자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이 올라온다. 장단점과 앞으로의 전망도 정리해 줘…라고 치면 또 바로바로 잘 정리된 글들이 올라온다. 분량도 충분해서 이 정도만 정리해서 올려도 포스팅 한 개는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나는 그 글을 복붙해서 포스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다. 이미 챗gpt를 사용해서 포스팅하는 블로거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또 나도 한 번 해볼까? 정말 쉽게 포스팅하고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할까…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신 고수분도 블로그는 아직은 분명히 사람의 영역이라고 말씀하셨다.경력이 미천한 나도 이 말씀에 100% 동감한다.
물론 챗gpt도 계속해서 새로운 버젼이 나오고 있고 그때마다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사람이 직접 쓴 것보다 훨씬 잘 쓴 글이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은 그 정도 수준까지는 인공지능의 능력이 발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통역사라는 직업이 지금 당장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번역기를 돌리면 되지 뭣 하러 비싼 돈을 지불하고 전문가를 꼭 불러야 하지? 우리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언어라는 것은 조금만 표현이 달라져도 그 문장의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지고 전체글의 내용 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아무리 챗gpt에서 생성되는 문장들이 영어외의 다른 언어까지도 그럴싸해 보인다고 해도 조금만 유심히 보면 특유의 어투가 분명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걸 구글 로봇이 못 잡아낼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3. 거짓말도 잘 하는 챗gpt
그리고 직접 써보지 않으신 분들은 절대 모르실 깜짝 놀라운 사실은 깜쪽 같이 거짓말을 잘 한다는 사실이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이직 지식이 없어 적절한 대답을 해드리지 못 하겠습니다”라고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검색을 해 보는 사람이 전혀 모르는 내용이거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검증을 해 보지 않는다면 깜빡 속을 정도로 정확한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마치 사람에게 따지듯이 아까는 이렇게 이야기하더니 이번에는 그렇게 이야기하면 모순이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면 ” 죄송합니다. 방금은 제가 오류가 있었습니다. 다시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라면서 또 거짓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 번은 전자 제품에 대한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제품의 특징에 대해서 정말 설명이 자세하고 유창했다. 구체적인 종류에 대해서도 설명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5개를 나열해 주었다. 그러나 하나하나 모두 검색해 보았지만, 단 한 가지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거짓이었다.
4. 참고용으로만 사용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는 절대로 쓰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때로는 정말 그 분야의 전문가가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체계적이고 논리정연한 좋은 정보도 많이 제공해준다. 그렇지만 그건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가 체계적인지 논리정연한지는 읽고 있는 내가 어느 정도선까지는 분별할 수 있는 지식이 있을 때만 유용하다는 점이다.
포스팅 작업이 너무 막연하고 힘이 들어서 챗gpt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으신 분이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해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 전체적인 아이디어와 틀을 잡는데 도움을 구하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반드시 검증 작업을 거치고, 글은 나만의 문체로 내가 직접 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쉽게 쉽게 가고자 하는 또 하나의 편법이 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편법으로는 절대 양질의 좋은 글로 상단에 오를 수 없다.